제목미정 [2화: 공백]2025-11-21 16: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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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틈새로 차디찬 밤공기가 스며들었다. 편지를 내려놓고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장난이라 생각했던 아이의 말투는, 읽는 내내 어딘가... 오래 전 기억을 끌어내렸다.


'그 말투 똑같네?'

'내가 아는 000이잖아.'


뭐가, 어떻게 ‘똑같다’는 건데.

입술을 깨물었다. 어린 시절 친구? 아니, 그럴 리 없다. 그 시절 친구들은 서로 연락도 하고 살고, 무엇보다... 이미 다 성장했을 텐데.

그런 말투로 편지를 보낼 나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설마..."

중얼거린 순간, 책상 위에 놓인 종이가 살짝 흔들렸다. 아니, 정확히는 바스락, 거렸다. 순간 깜짝 놀라 손등을 움찔했다.


편지가... 움직였나?

바람 때문인가 싶어 창문을 살폈지만 잠겨 있었다. 다시 편지를 들자, 이번에는 편지의 한 줄이 은근히 눈에 걸렸다.


[너 변한 거 알아? 말투도 그렇고... 글씨체도 조금 달라졌어. 그래도 넌 너야.]


글씨체.

무심코 내 옛 메모장을 꺼내 비교해 봤다. 아무리 봐도 비슷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 

참 웃기는 일이다. 나도 내 필체가 어떠했는지 흐릿한데... 편지 속 상대는 마치 그것을 수년간 옆에서 지켜본 사람처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더 많아져만 갔다.


그때...

'딸깍.'


문밖에서 우편함의 작은 금속 뚜껑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우편 배달은 없는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

이상한 일이 겹쳐서 그런가, 바닥이 삐걱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달칵, 우편함을 열었다.

또 있었다. 그 작은 봉투.

하지만 이번에는 봉투의 입구가 굳이 붙여져 있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누군가... 바로 지금 두고 갔다는 의미다.


손끝이 떨렸다. 봉투를 조심히 열어, 안에 있는 종이를 펼쳤다.

그리고 그 순간,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종이 위에는 단 한 줄만 적혀 있었다.


[지금도 네 뒤에서 보고 있어.]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몸을 홱 돌려보니 뒤에는...


...

겁먹었던 게 무색하게,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작은 거실, 고요한 공기, 켜진 스탠드. 또 어두운 복도, 낡은 문. 

아무것도, 없는데. 분명 없는데...

마치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겹쳐 들려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 가까운 곳에서...


"......나랑 아는 사이라고?"


목이 말라 침을 꿀꺽 삼켰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알림도, 전화도 아니었다.

단지 새로운 메시지 1건, '발신자 없음'


손이 무언가에 이끌린 듯 저절로 화면을 눌렀다. 메시지는 단 한 문장이었다.


"그때처럼 도망치지 마."

심장이 크게 쿵 내려앉았다.


도망치지 마? 도망치지 말라고? ‘그때’라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언제?

그리고...

내가 도망친 적이 있었던가?


분명, 내 기억이 어디서부터 끊겨 있었다. 지우개로 문질러진 듯한 공백이 머릿속에 생겨버렸다.


가만있자, 아니, 아니다. 생각해보면...


"...친우야..."


분명 누군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집안 어딘가에서 툭,툭,툭

규칙적으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순간 턱 숨이 멈췄다.

소리는... 집 안 복도 끝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너무 긴가... 그 이 친구가 과거에 뭔가 사랑의 도피를... ㅋㅎ... 이 편지를 보낸 사람과는 굉장히 복잡한 관계로 엮여있거든 막 삼각관계로... (어쩌면 사각관계일지도 몰라) 뭐... 애증의 관계도 섞여 있을거고... 음...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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