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망친 겁쟁이다. 거칠고 넓은 바다 무서워 육지만 밟았고, 거칠고 넓은 육지도 무서워 숨어지냈다. 날 쫓는 시선을 피해 숨었다. 나는 싸우지 못하는 겁쟁이다. 높고 높으시지만 누구보다도 낮고 저열하단 곳에 존재하는 이를, 나는 신용따위 하지 않았다. 그는 경(庚)의 눈을 가졌지만, 날 따라다닌 눈은 경(10,000,000,000,000,000)의 눈이다. 경의 눈이 비열히 웃을땐, 나의 몸이 썩어들어가는 느낌이지만, 그것조차 벨벳 속의 별빛 하나 박아놓은듯 깊어진다. 경의 눈은 곧 죽음이었지만, 어둠이었지만, 죽음은 어둠이 아닌 그저 누군가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모순적이고 짜증나는 눈은 내 그림자에 숨어서 비열하게, 그리고 달콤히 웃었다. 나의 뮤즈이자 원수, 내 죽음이자 파트너인 그것은. 경의 눈을 가진 더럽게 무서운녀석. 나의 눈빛이 그때문에 바스라져도, 영원히 신께 경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