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별이 추락하던 날(단편)2025-12-16 16: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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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은 유성우가 내리는 밤이였다. 별들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별들은 참 아름답게 추락하는구나. 아름답게...


 그날은 나도 함께 하늘에서 떨어졌다. 별들과는 달리, 나는 참 추악하게 추락하는구나. 추악하게...


 추락은 언제나 빨랐다. 아무리 올라가려 발버둥쳐도 언제나 구렁텅이로 돌아왔으니까. 언제나 심연 속으로 가라앉았으니까. 추락은 언제나.. 가속도가 붙었으니까.


 되도록 나도 별처럼 추락하고 싶었다. 추락이라도 아름다웠으면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다는 듯이, 추악하게 추락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타격이 없었겠지만 별의 추락을 본 그날은, 추악하게 추락하는 내가 싫었다.


 '아름다운 추락=내가 해볼 수 없는 것' 이라는 공식이라도 있는 건가. 차라리 그런 공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 공식을 지키는 내가 싫진 않았을테니까.


 어쩌면 난 그냥 태어날 때부터 추악할 예정이였나보다. 태어날 때부터 항상.. 추락할 예정이였나보다. 이렇게라도 세뇌해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언제나 그랬듯 나는 추락한다. 나는 하늘의 별이 아니다. 결코 아름답게 추락할 수 없다. 언제나 나처럼, 추악하게- 추락한다. 그게 내... 운명인가보다. 그리고 그 운명을 바꿀 수는... 없나보다.


 하..... 됐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 이게 내 운명이니까.





 .....그런데 정말로, 이게 내 운명일까. 운명이였다고 해도 바꿀 수는 없었을까. 생각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이제와서 되돌아가기에는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마지막까지도 나는 추악하게 추락한다. 아니, 어쩌면 그날만큼은 아름다웠을지도 모르겠다.


 별이 추락하던 날, 나도 추락했다. 누군가는 날 데리려 와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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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입니다. 어젯밤, 명문고등학교에서 고등생 A군이 숨졌습니다.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의심되어 조사해보니 A군은 동급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걸로 밝혀졌습니다."


 말도 안돼.


 '있잖아, 내일은 별이 떨어진데.'

 '응? 갑자기 별?'

 '별은 아름답게 추락한다고 하던데, 나도 그렇게 추락할 수 있을까?'


 그럴리가 없잖아.


 '갑자기 뭔 소리야? 너가 아름답게 추락할 수 있냐니? 헛소리하지 말고 저리가. 나 공부해야 되.'

 '아, 미안... 그치만 나....'


 아니, 아니라고 해줘. 거짓말이라고 해줘.


 '....하고 싶어.'

 '뭐?'

 '추락하고 싶어.'


 자살했다는 거, 거짓말이지? 추락했다는 거, 거짓말이지? ....추락하고 싶다던 말, 거짓말이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 제발.


 ....널 못 잡은 날 용서해줘. 네 마음 몰라준 날 용서해줘. 너를 추락하게한 날.... 제발 용서해줘....






 .....추락이라는 건 어쩌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벌어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추락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 추락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너일지도 모른다.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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