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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프롤로그
그러면, 시작해볼까?
ㆍ ㆍ
" ..목검으로, 아니면 진검? "
" 당연히- 목검이지. "
진검으로 하면 나 진짜 죽어- 엄살, 내지는 너스레를 떠는 그는 이미 위화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소의 모습이었다. 완전히 페이스를 되찾은 듯 얼굴에는 웃음기까지 어려 있다. 그렇다면 아까 그 모습은 대체 뭐였다는 말인가. 다소 큰 일이 있어도 항시 유연하게 대처하던 그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 그가 내 앞에서 그리 떨림을 감추려 노력하며 말한 게 이것이라니, 그것 말고도 여러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지만 말이다.
이곳은 리더 아카데미 인근의 공터. 바쁜 업무 때문에 해리와 시엔이 일을 끝마치고 나섰을 땐 이미 해가 진 밤이었다. 깊고, 달큰한 밤내음이 둘을 반기는 시간대. 은은한 빛을 내는 보름달을 보며 시엔은 생각에 잠겼다. 언니가- 보름달을 좋아했는데, 언니. 시엔은 제 안에서 언니를 곱씹었다. 그러면 항상, 뭉근한 감정이 올라왔다. 그리움 혹은 슬픔. 아니, 이런 생각에 잠겨있을 시간이 아니다. 그렇게 시엔은 제 안의 언니를 잠시 제쳐두었다.
한편, 해리도 잡념이 많아진 건 매한가지였다. 제 어머니가 달을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니는 별을 좋아했다. 그 반짝거리는 작은 결정체 하나하나를 사랑했다. 어머니 자신의 별은 해리라고 수없이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었던 그 얼굴이 기억난다. 오늘은, 별이 잘 안 보이네. 문득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애써 감췄다. 그래, 이리 한가할 때가 아니다.
" 하나 둘, 셋 하면 시작이야. "
하나, 둘.
ㆍ ㆍ
카앙-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그 소리의 혼란 속에서 나는, 나아간다. 그녀에게 빠르게 접근해, 빈틈 사이로 칼을 찔러넣는다. 예상치 못한 공격이라는 듯 시엔이 당황한 표정을 순간적으로 숨기지 못했다. 알아. 나 이렇게 밀어붙이는 건, 무리수일 뿐더러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공격 방식이다. 어떻게 보면 조금.. 무식한 타입의 공격. 그래도, 그렇다 해도 지금은.
이번에는.. 제대로 맞은 듯 한데. 간신히 공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그였지만 보였다. 조금 버겁다는 듯 그녀의 검 끝에서 느껴지는 떨림. 그 순간 해리는 읽어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감정. 꽤 어렸을 때부터 가면을 쓰고 살아온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심리 정도는 알아내는 것이 익숙했으니까. 카곤의 얼음꽃이라고 불리우는 그녀가 어떤 뜨거운 감정을 숨기고 있을지.
아, 찾았다.
압박감, 그리고 슬픔이라. 조금, 아니 많이 의외라고 생각했다. 늘 무표정했으니까. 해리 본인처럼 그녀도 가면을 쓰고 생활한다는 것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아릿한 감정선이라는 것은 무얼까. 아마.. 그녀의 언니가 이유일 것이다. 우연찮게 알게 된 가족관계, 그리고 수장이라는 임무와 함께 임시 가주라는 직책. 언니의 빈 자리에서 그녀는 뭘 느꼈을지, 대충 짐작 가는 기분은 그리움 아니면 서글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깊이. 아주 짙은 수렁에 빠져있을 그 마음을 나는 가늠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언니의 몫까지 해내야 한다는 숨 막히는 스스로의 압박. 당장이라도 검을 놓아버릴 수 있는 위태로움이 애처로웠다. 어두운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구렁텅이에서 그녀의 손을 잡아줄 수 있다면, 하고 해리는 생각했다.
짧은 시간 내에, 만감이 교차했다. 그녀에게서 거리를 벌리며 그는 생각했다. 좋아, 첫 번째 수수께끼는 풀었어. 그러면- 칼날끼리의 파열음 속에서 그는 뒤늦게 자신이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역시, 카곤에서 가히 최고라고 불리던 검사를 너무 얕봤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일격이 날카롭다. 힘에 부치지만 아직 풀지 못한 문제는,
두 번째 수수께끼. 나는, 왜 이렇게 버티는가? 바로 이 삶에서. 복수의 끝이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이제 양보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철저하게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이 연극에 임할 것이다. 계획은 잘 짜여졌는데 왜, 나는 아직 두려울까. 아니, 왜 사람은 완벽하게 무감각해질 수 없는 것인지 원망스럽다. 모두의 눈 앞에서 한 순간의 실수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내 모습이 가끔 그려졌다. 그러면, 괜스레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거잖아, 엄마. 안 그런가?
최근 들어 분노를 통제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열감이 날 집어삼키면 나는 그 안에서 무력하게, 귀가 먹먹해져 오는 그 느낌을 억눌러야 했다. 영문 모르는 이명이 들리고, 눈앞이 새까매져도 그러려니 하고 살았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만 했다. 언제까지? 모르겠다. 지금도 내게 느껴지는 그 공허함은 끈적하게 달라붙어서 기분 나쁘다. 결국 나는 분노와 복수심을 원동력으로 살아가는구나. 허무한 느낌이다. 아니야. 정신, 차려.
어라, 조금 어지럽다. 그렇지만 내 안에서 불쑥 쏟아지는 힘에 져서, 정신 차리고 보니 다시 달려들고 있었다. 본인이 생각해도 갑작스럽게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래, 갈 때까지 가보자.
채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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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악 너무길어요 아닌가..? ㅋ흐 아지짜못썼네요 진짜찐임 레전드 그거 아세요? 이 인간은 시엔 서사를 잘 모릅니더 캐붕주의 ^^ 담화는 시엔 시점으로 보는 해리 이야기가 중점이지 않을까 아앜 다음화 언제써 근데., 별몬이 글이랑 겹쳐써요 묻힌다 안돼ㅐ
잡담한거 보니까 어지럽다 본인피셜 잡담할때랑 글 쓸때 갭차이 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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