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차기 상제는 천세태자가 아닌 샤오가 어울리지 않나요? (2부 최신권까지 스포 있음.. 아마도)2021-11-11 11: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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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아래에 세 줄 요약 있습니다. ]

너무 길다 싶으면 바로 스크롤을 밑으로 내려주세요! 

아래 본문은 책을 옆에 두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것으로, 소소한 측면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제는 사전적 의미로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한다고 믿어지는 초자연적인 절대자' 이지만,

옥황상제가 죽게 되거나 기타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옥황계를 다스리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겠죠. 옥황왕은 어감이 살지 않으니... 아마도 그대로 상제직을 물려받지 않을까요?

옥황상제의 아들과 며느리가 죽었으니 혈연관계는 샤오와 천세태자 뿐인데, 아마 이 둘 중 한 명이 다음 자리를 물려받지 않을까 싶어요.

작중에서 천세태자가 훗날 왕의 자리에 오를 때를 대비하여 각종 수련과 지식을 쌓는 모습만 보더라도 혈연 계승이 확실하긴 하지만요.


문제는 왕위를 계승할 때 원칙이 무엇이냐인데,

작중에서 관련 원칙이 언급된 적이 없으므로 적장자 원칙에 따라 왕위를 계승하는지, 성별에 관계없이 피가 이어져 있기만 한다면 계승받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상황적 맥락으로 보아 적장자 원칙을 따를 것 같긴 합니다. (첫째 아들이 왕위를 계승)


그러나 현 상황에서 천세태자가 왕위를 물려받을 자격이 되는가는 아예 다른 문제죠.

따지고 보면 천세태자는 마귀 마 마법에 걸린 이후로 반역자나 마찬가지였고, 그의 존재를 없애겠다며 모든 관련 정보를 삭제해버리기도 했으니

"아직도 세자(태자)의 자격이 있는가?" 에 대한 대답은... 글쎄요... 이름부터가 천세'태자'니까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건 메타적인 편의와 약간의 천세 가오 살려주기에 가깝다고 봅니다.

한 번 악마화가 되긴 했어도 이제는 완전히 회개(?)했고, 대장군 자리에도 앉혀야 하는데 '전 반역자 천세평민' 이라고 부를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옥황계 사람들이 옥황, 이랑, 염라 등등 나오는 사람들만 계속 나오는 탓도 있긴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왕위 계승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만 보여 사실 천세태자의 차기 상제에 대한 적합성이나 자질 등등을 따지고 들지는 않을 것 같긴 합니다. (...)

그러나 이렇게 어물쩡 천세태자를 상제로 올리게 된다면 상당히 많은 부분에 어폐가 생길 거라고 봅니다.



우선, 상제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3천 년 전 천세태자였던 시절에도 차기 옥황상제라는 자리에 큰 중압감을 느끼고 부담스러워 했으며, 본인 스스로가 그 책임들을 견뎌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났다 하나, 그가 왕의 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고려해 봐야 합니다.

옥황계에서 3천 년이 지난 거면 모를까, 인간계에 내려와 마왕으로 살았던 시간이 3천 년인데 그간 옥황계의 법이나 상황들도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요? (작중에서 언급이 없더라도)

또한 그는 장수로서의 판단력과 전투 능력은 뛰어날지 몰라도, 옥황계의 실정에 어두운 만큼 왕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들에는 약할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과거보다 왕의 자질이 없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 천세태자 본인이 상제 자리를 거절하는 게 성격 상 맞습니다.

천세태자가 왕이 되고 싶어 안달난 인물도 아니고, 그의 성정을 보면 옥황계에 없던 지 3천 년이 지난 자신에게 상제 자리를 주겠다고 하면 거절할 게 뻔합니다.

옆에 샤오가 있는데 굳이 왜요? (샤오에 관한 건 아래에 후술하겠지만)

천세를 굳이 옥황상제로 올리는 루트는 천세를 더욱 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동생의 자리를 뺏어서 올라간 것과 다름 없지 않나요.

작중에서 샤오에게 '이제 내가 왔으니 왕의 자리는 나에게 맡겨라.'따위의 대사를 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천세태자는 샤오를 존중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였습니다.

'동생을 챙기는 오빠'로서가 아닌, '차기 주군을 따르는 장수'로서 존중하는 모습이요.

대표적인 장면은 19권에서 천세가 샤오의 명령을 군말 없이 이행하는 장면이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샤오는 그 누구보다 왕의 자리에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천세태자가 악마화가 된 적이 없더라도 왕의 자리에 샤오가 올랐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써는 가장 그 자리에 어울리는 인물인 것은 분명합니다.

믿고 의지하던 오빠가 사라지고(그 기억이 통채로 사라져서 절망하는 일이 거의 없었을 탓도 있겠지만), 유일한 후계자로서의 압박감을 오롯이 견뎌내던 게 샤오입니다.

두려운 것이 있어도 물러서고 회피하기보다는 직접 맞부딪쳐 해결해나가려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죠.

아마 옥황상제가 손녀를 아낀답시고 과보호만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이건 지금부터 노력해서 쌓아올려도 무리가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사실 눈 닫고 귀 막고 내 말만 맞는 말이라고 암흑을 배척해대던 옥황보다도 어쩌면 더 뛰어난 성군 아닌가요?

오빠 없이 오랜 세월을 홀로 견디고 맞서며 차기 상제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 애쓴 샤오가, 죽은 줄 알았던 오빠가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공주 따위의 신분으로 격하되는 것은 억지라고 봅니다.



글이 길어졌군요... 곰곰 생각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차기 상제는 샤오다!' 라는 생각이 들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들이 있는데도 천세가 상제가 된다는 건... 옥황이나 옥황계 사람들이 생각보다도 더 꼰꼰대라는 것이겠죠...




[세 줄 요약]

1. 왕위를 천세가 물려받기에는 과거 혼세마왕이었던 시간이 너무 길다.

2. 천세에게 왕의 자질이 있는지도 의문... 어차피 천세도 샤오가 왕위를 물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듯

3. 샤오가 그동안 열심히 옥황계 사람들을 위해 달려왔는데 냅다 천세가 상제 자리에 올라간다면 억울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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