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속 얼굴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현이 외쳤다. 현의 앞에는 차가운 빛을 번뜩이는 칼을 든 킬러가 서 있었다. "어.. 얼마 받으셨어요? 제가 그 값의 두 배, 아... 아니 부족하시다면 세 배 드릴게요! 그러니까 제발..." 킬러가 말했다. "이봐, 난 프로야. 돈 따위에 흔들리지 않지. 그리고 의뢰받은 일은 반드시 완수한다." 현은 끝이라고 생각하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바로 그때. "허나... 프로도 가끔 흔들릴 때가 있는 법이지. 세 배라고 했나?" "예! 살려만 주신다면 세 배, 받으신 금액의 세 배 드리겠습니다!!" 킬러는 눈을 번뜩이더니 서서히 칼을 내렸다. 그제야 현은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킬러가 말을 이어 갔다. "네가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무엇입니까? 뭐든지, 살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킬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널 죽이라고 의뢰한 자를 제거하는 거야. 그럼 나도 의뢰인이 없어졌으니 임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어지고, 넌 살 수 있고." 현은 얼굴에 화색을 띄며 말했다. "네! 그렇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킬러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말이야? 당연히 네가 직접 해야지. 말이 프로인데, 돈에 혹해서 의뢰인을 죽였다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갈 순 없잖나?" "제... 제가 직접... 말입니까? 사람을 죽이라고요?" 충격을 받은 현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버렸고,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흘렀다. 정적을 깬 건 킬러의 말이었다. "걱정할 것 없다. 무기나 계획은 내가 다 지원해 줄 테니까, 넌 그저 계획에 따라 실행만 하면 돼. 쉽지?"
결국 킬러의 말에 넘어간 현은 그 제안을 수락했다. 그러자 킬러는 현에게 각종 무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넘겨주었다. "그 가방 안에 계획서도 있다. 그리고 네가 죽여야 할 의뢰인은 '해리'라는 자야." 현은 계획서를 펼쳐 보았다. 계획서에는 언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그리고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변수에 대한 대응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역시... 프로시군요." 킬러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말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할 거야. 아니면 네가 널 죽이러 갈 테니까." 킬러는 이 말을 남기고 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현은 계획서에 적혀 있는 날, 그리고 정확한 시간에 중앙광장으로 나갔다. 마침 사람도 주변에 없어서 암살하기에 딱 좋았다. 몇 분 후, 사진에서 본 것과 똑같은 사람이 중앙광장을 지나고 있었다. 그 순간, 각을 보던 현은 해리를 덮쳤다. "으악! 가, 갑자기 뭐야??!" 해리는 몹시 당황한 듯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주위에 있는 커다란 돌덩이를 집어서 현의 머리를 내리쳤다. "크흑!" 현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해리는 기겁하며 근처 경찰서로 달려갔다.
"글쎄 이 사람이 갑자기 단도를 들고 절 찌르려고 했다니까요?" 해리가 경찰서에서 경찰에게 자신의 정당방위를 설명했다. 경찰이 말했다. "흐음...네. 근처에 있던 CCTV도 확인이 됐고...아마 정당방위로 인정될 겁니다." "그렇죠? 정당방위 맞는 거죠?" 해리가 안도하며 말했다. "네. 그런데 이 사람도 참 이상하네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죽이려 들질 않나..." 해리가 말했다. "아무래도 정신이 조금 이상한 사람 아닐까요? 참, 벌써 시간이..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네에. 안녕히 가세요."
킬러 해리는 경찰서에서 나와 자신의 아지트로 유유히 걸어갔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깔끔한 솜씨가 있을까?
13일의 김남우 책에 있는 내용 조금 참고해서 썼어요~~ 솔직히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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