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망자 전편 몰아보기 (+댓글에 할말)2025-08-30 09: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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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흩어진 우리들-시엔의 시점


도망자가 된 건 한 순간이었다. 어째서인지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세뇌된 것처럼 우리를 포박하러 달려든다. 모든 이를 우리가 공격할 수는 없었고, 우리는 도망치면서 흩어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지금, 해리와 같이 있다. 추격자는 지금 안 보인다.


"여기서 잠깐 쉬자"


해리의 말에 잠깐 고개를 끄덕이고 벽에 기댔다. 안 그래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누가 이들을 세뇌했는가? 다른 애들은 괜찮을까? ...만약 지금 언니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런저런 의문이 들때, 난 항상 언니라면 어떨까 라고 생각하곤 했다. 언니. 갑자기 이런 상황이 오니깐 그립다.. 지금 언니가 내 곁에 있다면, 내가 기대고 있는건 차가운 벽이 아니고 언니였겠지..


시간이 지나고 밤이 찾아왔다. 밤에도 긴장을 풀 수는 없었다. 해리와 나는 번갈아 가면서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잠은 잘 오지도 않았다. 어찌저찌 조금 자고 불침번 서고, 하자 낮도 참 빨리 왔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2장. 추격을 피해서-해리의 시점_장기 연성글


 낮부터 뛰었다. 언제 찾았는지, 어떻게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침이 오자마자 추격자들이 따라 붙었다. 한 두명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였다. 내 생각이 맞다면 이 일은 마하가라 짓이겠지. 하지만 어째서 우리는 세뇌당하지 않은 거지? 아니, 저들을 세뇌한 게 맞긴 할까?


 솔직히.. 시엔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둘이서만 있는 것도 처음인데다가, 우린 성격도, 전투 방식도 너무 달랐다. 근데 뭐 어쩌겠어.


 이번에 붙은 추격자는 좀 끈질겼고, 어쩔 수 없이 맞설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정작 나는 하는게 없었다. 시엔이 검술을 사용하면 그냥 나가 떨어졌으니까. 좀 미안했다. 난 지금 아무것도 안하고 보고만 있으니깐. 다 끝이나고 시엔은 나를 보며 말했다.


"가자"


"...어디로?"


"글쎄.. 어디로든 가야지"


 그때, 시엔의 뒤에서 공격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한 추격자가 달려든다. 갑작스런 순간이라 생각보다 몸, 아니 한자마법이 먼저 나왔다.


고통(苦痛)


 추격자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쓰러졌다. 근데.. 어라? 왜 이게...? 나도, 시엔도 당황했다. 이내 시엔이 정색하더니 날 쳐다본다. 


"너.. 그 힘 뭐야?"



3장. 비밀-시엔의 시점


"그 힘, 대체 뭐냐고"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힘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거라고. 위험하다고, 그렇게 느꼈다. 해리의 발 밑에서 스멀스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 한 발자국 물러서서 칼을 들이 밀었다. 내 눈 앞에서 눈에 이빨이 달린 건지, 입안에 눈이 있는 건지 모를 형상이 보였다 사라졌다 한다. 


 "어.. 그게.."


 너는 내 물음에 잠시 머뭇거렸다. 그저 어색하게 웃고만 있던 녀석이라, 속마음이 잘 들어나지 않는다. 뭐, 무표정으로 다니는 내가 할 말은 아닌가? 너는 이내 입을 열고 말했다.


 "그냥.. 내가 숨기고 싶었던, 들키고 싶지 않았던 그런 힘이야... 나쁘다고.. 말 할까봐...?"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너 지금, 주변에 기운이 이상..."


 휘청. 어? 뭐지? 갑자기 어지럽다. 몸에 힘이 안 들어가고.. 쟤가 한 짓인가 하고 해리를 바라보자, 당황하며 다가왔다. 당황한 걸 보니 의도하지 않았거나 해리가 한 짓이 아닌 것 같은데..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러고는 눈이 감긴다..


 눈을 떴을때는 어떤 곳인지 모를 방에 있었다. 그리고 옆을 보니 해리와.. 모르는 여자가 서있었다. 그 여자는 어딘가 음침해보였다. 내가 여자를 경계했자 여자는 자신을 설명했다.


 그녀의 이름은 설. 이곳 여관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쓰러져있는 나와 어쩔 줄 몰라하던 해리가 보여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치만.. 추격자가 아닌가? 왜 세뇌당하지 않은 거지? 모두가 세뇌당한 게 아니라 몇명만 당한 건가?


 해리는 아무 반응이 없다. 어색하게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일어나려하자 또 어지러웠다. 진짜.. 왜 이러지?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서 어지러울 수 있어요. 조금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 일단 쉬자. 지금 움직일 상태는 안 될 것 같다. 여자도, 해리도 일단 나쁘다고 확정지을 수 없으니까. 근데 정말.. 여자도.. 괜찮은 이일까?


4장. 그 여자-해리의 시점


 다음날, 시엔의 상태가 좋아지자 그 여자는 바로 우리를 여관에서 내보냈다. 추격자가 붙은 사람들을 여관에 들일 수 없다면서, 시엔과 날 오게한 건 시엔의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떠나기 직전에 말했다.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날 거예요. 거자필반이라 잖아요. 그렇게 믿어요."


 여관 주인이라는 그 여자, 이름이 설이라고 했지.. 어째서.. 날 아는 거지? 그날, 시엔이 쓰러졌을때 나는 당황했었다. 그때 인기척이 없이 나타난 사람이 그 여자였다.


 "...내가 잘 도와줬지? 하하. 해리 너, 마음이 없는 자의 힘을 들킬 뻔했잖아~"


 그 여자는 나와 마음이 없는 자들을 아는 듯 비꼬는 투로 말을 걸었다. 나는 모르는 여잔데, 어떻게 나를 알지? 그것도 그거지만 도와줬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이 여자가 시엔에게 뭔가를 했구나.. 그래서 저렇게.. 근데 추격자가 아닌가? 왜 이렇게 했고, 왜 이렇게 됐지? 굳이 나를 도와줄려고 이렇게까지 시엔을 쓰러뜨려서? 여자는 내 생각을 읽은 듯 말한다.


 "난 추격자 아니야~ 그리고 마음이 없는 자의 힘을 들키면 곤란하잖아~ 잠깐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어. 육체적으로도 조금 힘들게 하기 위해서 충격도 조금 넣어줬고. 한동안은 깨기 힘들거야."


 "...왜 그런거죠? 그리고.. 당신이 절 압니까?"


 "당연하지! 마음이 없는 자들의~ 후예! 어떻게 알았냐고는 물어볼려고 했지? 그건 때가 되면 알게 될거야~ 일단, 그래도 얘는 안전한데로 옮겨야겠지?"


 그러면서 그 여자는 시엔을 가뿐히 들어올렸다. 여러모로 이상한 여자였다. 물어볼게 많았지만, 일단 여자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 여자는 날 자신의 여관이라고 하는 곳으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아무 방이나 문을 열어서 시엔을 침대의 눕혔다. 나는 그제야 여자에게 물었다.


 "당신.. 정체가 뭐입니까?"



5장. 우연일까 필연일까-시엔의 시점


 여관에서 나온 뒤, 생각에 잠겼다. 이제.. 진짜 어디로 가야하지? 일단 우리는 최대한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맸다.


 그 여자를 만난 후로 해리에게 뭔가 물어보고 싶었던 게 없어졌다.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어딘가 이상한 여자였지.. 뭔가, 다 알고 있는 것 같았고..


 생각해보니, 잠결에 들은 거라 말을 못했는데.. 그 여자, 천왕보검에 대해 알고 있었다. 분명.. 내가 잘때 옆에서 말했는데..


"천왕보검.. 천세태자도 참 어리석어. 왜 인간에게 그런 걸 맡긴 거지? 하늘의 기운이 담긴 검이, 하찮은 인간 손에 들어가는 게 위험한지 몰랐던 걸까?"


 잘은 기억 안나지만, 이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근데 어떻게 천세태자를 아는 건지, 친분이 있는 사이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머릿속에는 그 여자에 대한 물음표만 가득했다.


 해리한테도 말할까 고민했었는데.. 솔직히, 해리도 아직 믿을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나조차도. 이 거짓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한 줄기 진실의 빛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 만약 찾을 수 있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신이 있다면.. 신의 입장에서 우리가 얼마나 한심할까.


 하.. 이젠 추격자도 지겹다. 언제까지 도망쳐야 하며, 언제까지 쫓아올까.. 이것이 꼭 우리가 겪어야하는 일일까? 필연인지, 우연인지도 모르겠다.


 우린 이 일의 진짜 배후는 누구인지, 왜 그런 짓을 한 건지, 아무것도 모른다. 원래의 우리는 리더들을 이끄는 수장이였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저 추격자에게서 도망치는 도망자일뿐이다.


 이게 우리의 운명이라면.. 우리는 정녕 운명을 바꿀 수 없는 것인가? 우리는 언제쯤 이 일을 끝맺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만약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추격의 끝과, 도망의 끝, 우리의 끝은 어딜까.



6장 진짜 정체?-해리의 시점


 "...정체? 알아서 뭐하게? 나는 널 아는데 너가 날 모르는게 큰일은 아니잖아? 게다가 어차피 나중에 다~ 알 수 있는데? 쓸때없는 궁금증이네."


"쓸때없는? 아뇨. 저한테는 쓸때있습니다. 저는 당신을 모르는데 당신이 저를 안다는 건 큰일이 아니지만 마음이 없는 자를 안다는 건.. 큰일이니까요. 대체 마음이 없는자는 어떻게 아는 것이고 왜 저를 도왔습니까? 게다가 쟤를 굳이 쓰러뜨려서까지?"


 "어머? 지금 저 얘 걱정하는 거야? 저 수호자 가문의 임시 가주, 임시라는 타이틀은 때야...."


 "..말 돌리지 마시고 제 말에 대답해주시죠. 당신 정체가 뭐냐고요"


"..."


 ....우릴 지켜보는 신. 분명 그렇게 말했다. 정말 이 자는 신일까? 진실일까 거짓일까. 신이라면.. 금의 정수에서 나온 그 어둠의 신과 비슷한 걸까?


 더 물어보려 하자 무시하더니 할 말만 한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건가.. 이렇다면 나도 믿을대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신이라고.. 믿을 수 밖에.


 그 기억속에서 빠져나왔을때도 여전히 목적지 없이 둘이 걷고 있었다. 언제까지 걷기만 할까. 이젠 다리가 아플 지경이였다. 정말 안전한 곳은 어딜까. 안전한 곳이 있긴 할까?


 어째서인지, 우린 다시 그 여자의 여관 앞에서 있었다. 어떻게 다시 왔는지도, 왜 다시 왔는지도 모른채.


 ....대체 왜?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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