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적연:거짓된 세상-2화2025-11-24 16: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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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 싫었는데 결국 와버렸다. 전학이라니. 전학이 무슨 동네 개 이름도 아닌데 뭐 이렇게 많이 하는 거지? 부모님은 날 보호하겠다는 차원에서 그랬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학이 답이였으면 이미 문제는 해결 됐어야 할 터. 아무리 그래도 언니까지 부모님 말에 동조할 줄은 몰랐다. 그럼 차라리 이렇게 낳지를 말든가. 왜 사람을 귀찮게 하는 거지. 일반인으로 태어나게 해준게 누군데.


 전학가는 이유는 항상 일반인임을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함이였다. 근데 미친, 초능력자 학교로 전학 간다고? 뛰어난 초능력자를 양성하는 학교로? 심지어 특목고다. 원래는 특목고로 전학을 갈 수 없는데 집안이 되니까, 위대한 초능력자 가문이니까 그냥 학교에서도 게다가 교육청에서도 심지어 나라에서도 아무 말 하지 못했다. 그까짓 집안이 뭐라고.


 차라리 초능력자들이 없던 시절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45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일반인만 존재하는 그런 곳으로 가고 싶다. 언제까지 피해야만 할까.


 "시엔, 학교 생활 잘하고 조심해~"

 "....응."


 언니는 나를 학교로 배웅해주고는 돌아갔다.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와, 쟤 뭐야? 처음보는데?' '진짜 xx 예쁘다.' '반했냐? 큭큭.' '아까 저 키 큰 언니 루후안 루엔 아니였어?' 여러 말들이 들려온다. 아직까지는 날 아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내 반은 2학년 1반이였다. 또 어떤 애들이 있으려나. 기대없이 들어갔다. 근데 어째 익숙한 얼굴이 하나 보인다. 뭐지, 어디서 봤더라. 하늘색 머리카락에 딴 장발? 거기다가 붉은 눈동자까지.. 아, 어제 부딪친 남자애가 쟨가? 흔치 않은 조합이라 기억에 남았다.


 인사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겹다. 언제쯤 전학을 그만 갈 수 있을까.


 "루후안 시엔이라고 해. 잘 부탁해."

 "그래, 우리 학교에 온 걸 환영하고! 시엔은... 음.. 저기, 빈자리에 앉으면 되겠다."

 "...선생님, 빈자리가 두갠데요."

 "아, 해리 옆에 앉으면 되."

 "해리가 누구.."

 "아차.. 저기 하늘머리 남자애야."


 음, 쟤 이름이 해리구나? 심드렁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던 해리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그제서야 날 발견한 듯 눈을 크게 떴다. 나는 그의 옆자리에 가방을 놓고 앉았다.


 "얘들아, 시엔은 이 학교가 처음이니깐 잘 지내길 바랄게~ 조회 사항은 이게 끝이니까 천천히 수업 준비하자!"


 그래도 전 학교 선생님보다 조회가 빠르시네. 우리 선생님은 잔소리가 많으셨지.. 많이 친절하시긴 하셨는데. 그때 해리라는 애가 내게 말을 건냈다.


 "너가 루후안 시엔이야?"

 ".....응."

 "저.. 근데 우리 어제 부딪치지 않았어....?"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그렇다고 해야할까. 굳이 남일에 얽키기 싫은데. 그냥 말했다.


 "어제 그게 너였구나."

 "아, 응. 어제 미안했어."

 ".....미안하면 됐어."


 아무 생각없이 차갑게 말했다. 또 나왔네, 차가운 말투. 매번 고쳐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쩌면 내 인생같을지도 모르겠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종이 치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왔다. 주변에서 시끌시끌하게 질문했다. ''너 진짜 루후안 가문이야? 진짜 내가 아는 그?'' ''그럼 루엔 님이 네 친언니야?'' ''어디 학교 다녔었어?'' 아주 진부한 질문들. 그 사이에서 멈칫했던 질문은..


 ''넌 무슨 초능력자야?''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아이들을 비집고 나와 화장실로 향했다. 아이들의 당황한 기색이 뒤에서 느껴진다. 화장실, 화장실, 화장실. 아까 본 걸로는 3반 앞에.. 있다.


 나는 화장실 변기에다가 속의 모든 것을 게워냈다. 우욱, 우웨웩. 구역질은 멈추지 않았다.


 초능력자, 초능력자, 초능력자, 초능력자.. 초능력자!!! 이제 지긋지긋하다. 이래서 난 초능력자들이 많은 곳이 싫다. 그냥 평범한 질문만을 받고 싶었다. 항상 서로 처음 만나면 초능력이 뭐냐는 질문만 한다. 이런 세상에서 일반인들은 어떻게 살아남으라는 거지?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고 대충 얼버무렸는데 어느샌가 초능력이 뭐냐는 말에 진절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점점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고 그게 점점 커져 구역질까지로 이어졌다.


 속을 거의 다 뒤집어 꺼내자 드디어 구역질이 멈춘다. 하아, 하아.. 변기에는 토사물만이 보인다.


 빠르게 날 뒤따라온 여자애들이 말한다.


 "시엔, 괜찮아?"

 "전학 첫날부터 토라니.. 얼마나 긴장한 거야?"

 "토하는 거 보니까 뭐 힘든 일 있었나보다. 털어놔봐! 우리가 들어줄 수 있어."


 너희가 입을 나불거려서 그래. 초능력자 이야기를 꺼내서 그래. 근데 너희 때문이라는 건 절대 말 못하지.


 "....신경 꺼. 내가 토하든 말든 뭔 상관인데?"

 "어? 아 응."


 변기물을 내리고 입 주변을 딲은 후 여자애들을 뒤로 하고 나갔다. 그 애들은 자기가 걱정해줬는데 왜 저러지 하는 눈빛이었다.


 진정하고 반으로 가려는데 3반 창문으로 노란 머리 남자애가 보인다. 되게 익숙한 얼굴이었다. 뭐 지나가다 그냥 한번 마주친 적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야, 너 유후미 시엔 아니야? 너 나랑 같은 중학고 다녔잖아! 소스시티일반중학교!"


 크레스다. 가문을 속이고 다닌 일반인 중학교 동창. 난 그렇다쳐도 쟤가 왜... 여기있지...?


<다음화 예고>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쟤가 저기 있지. 쟤 분명 일반인 아닌가? 성이 유후미 아니였나? 왜 루후안 시엔이지? 아니면 진짜 나처럼 일반인인 척하고 들어간 건가? 눈에 띄기 싫어서? 이게 최대의 가설이다. -크레스-

#적연#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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