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스포주의) 51권 리뷰2021-07-17 19: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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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렸다.

전 이 한마디를 먼저 해야겠습니다.

유대영 작가님은 48권까지의 설정들을 그냥 갖다 버려서 욕먹기는 커녕 그걸 적절히 용이하게 사용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는 말도 안되는 것들도 몇 개 있고 설정만 뿌리고 그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어 맥거핀 설정이 되는게 아닌지 의심되는 것들도 착실하게 사용해주셨습니다.

우선 "맹약" 설정.

서로 절대 해치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만약 그럴 시에 신의 힘이 사라질 것이라는 맹약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즉 광명을 해하고 만 옥황은 이제 힘을 잃은 신이지요.

다음은 "백야의 태양"입니다.

아직 이것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태초의 전쟁을 종결시켜버린 옥황의 핵병기급 무기가 지금까지도 아무 언급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권에서 나온 언급으로 아직 작가님이 그걸 잊지 않으셨다고 말씀해주셨네요.

또한 캐릭터성도 많이 보충되었는데요.

우선 옥황입니다.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이었는데 전 보자마자 무릎 팍 치고 기립박수 쳤습니다.

옥황은 역시 선한 신이었습니다.

옥황의 출정 명분은 역시 온화와 자비였습니다. 빛의 세계는 그저 대의명분을 위한 출정 구실에 불과했고, 실은 아들과 며느리의 복수가 진실이었던 것이죠.

이것은 광명과의 오랜만에 재회하고 밝혀졌는데, 오랜 친구를 만나고 그동안 자기 안에서 계속 억눌러 왔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일품입니다.

"신에게도 자식을 잃는다는 것은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이란 것을 미쳐 알지 못했네." - 광명

옥황에게 있어 광명은 친구이면서 동시에 아들과 며느리 사건에 책임이 있는 자였습니다.

두 사람을 광명계로 부른건 그였으니까요. 그러므로 광명이 자기 앞을 가로막자 지금까지 쌓인 감정이 폭발한거죠.

그리고 해한 뒤에 미안하다고 사죄하며 그럴 생각은 없었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태초의 전쟁이 끝나자 대지에게 공격을 가한 그를 생각하면 속이 후련해지는 캐릭성 변화입니다.

즉 이제까지가

"이번에야말로 암흑을 죽이고 빛의 세상을 완성하겠다! 그걸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

독자 "이게 뭥미!????"

였다면 이제는

"사실 빛의 세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했던건 내 자식들의 복수였다! 내 아들과 며느리를 마왕으로 만들고 저렇게 죽여버린 암흑과 사생결단을 내겠다!"

독자 "이래야 옥황이지."

작가님,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속이 터졌는지 아십니까? 이게 옥황입니다. 캬아. 출정 명분 확실하게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면 암흑 쉴드 아무도 못치죠. 옥황 까려고?

절대 무리죠. 옥황은 아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이미 눈 돌아간 상태였다고 확정되었습니다.

삼장? 보이겠냐. 아들의 원수가 내용물인데.


캐릭터성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되시나요? 그럼 옥황과 천세가 광명계에서 재회했을때 했던 대화를 생각해보죠.

그때 옥황이 빛의 세상을 위해 두 사람이 숭고하게 희생되었다고 했는데, 이건 아무리봐도 아버지 잃은 손자에게 할아버지로서 할 말은 아니죠.

따라서 저 대사만 보았을때 과연 옥황이 자식을 사랑했나? 싶은 의문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바로 40권에서 아들 죽어서 출정했는데 저런 취급이라니요.


그렇기에 이번권에서 옥황은 캐릭터성 보충이 아닌, 캐릭터성 회복을 받았다고 하는게 더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음은 "설정"입니다.

이번권은 최근 권들 중에서 가장 특이한데, 바로 새롭게 등장한 설정이 하나도 없습니다!!
매우 좋은 일입니다. 시리즈가 완결을 향해가는데 자꾸만 새로운 설정이 도입된다? 그건 볼 가치 없는 작품이죠. 코메처럼요.
거기 스토리 아시죠?
바로 저번권에 등장한 "마음 없는 자" 설정은 수많은 독자들의 의문과 비판을 자아냈습니다.

"암흑이 마음 없는 자의 후예면 그의 형인 광명은 뭐지?"
"암흑 과거 회상보면 암흑 웃는 모습도 나오고 괴롭힘 당해서 무서워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이거 설정 잘못 한거 아냐?"

그런데 이번권에선 설정을 만들어서 설정놀음 하는 것이 아닌, 설정을 품으로서 명백하게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고양박사의 발명품들은 새로운 설정이 아닌, 원래 있던 설정들로 조합해서 만들어졌으니 문제될게 없었습니다.
게다가 드디어 후반부인 것이 독자들에게 전해지도록 매우 긴박한 전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캐붕도 설붕도 작붕도 없던 이번권에서 전 환호할 수밖에 없지요. 하하하하하!! 작가님을 찬양합니다! 너무 늦게 나왔다고요? 이 정도면 양호합니다.

종말의 징조를 언급, 삼장의 부모님 떡밥 풀림, 백야의 태양 언급 등 최근 권 중에서는 매우 잘뽑힌 권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미리보기 영상 올라왔을때 "이거 잘못하면 다시 ㅈ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저를 용서해주시길. 헤헤 ^^


아, 51권의 단점이요? 음, 글쎄요.
재밌었던만큼 그만큼 짧았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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