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그래! 크리스마스. 너 크리스마스 몰라?" 크레스의 호통 소리에 해리는 화들짝 놀라 몸을 움찔거리며 떨었다. 그러고는 크레스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그게 뭔데?" 해리의 천진한 질문에 크레스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벙 쪄버렸다. '뭐지? 나한테 장난치는 건가? 아니면 진짜 크리스마스가 뭔지 모르는 건가?'
크레스는 천천히 숨을 내쉬곤, 해리를 보며 물었다. "야, 내가 진짜진짜로 진지하게 너한테 묻는 거야. 장난치지 말고 대답해. 너 크리스마스가 뭔지는 알아?" 크레스는 자기가 묻고도 질문이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이 세상에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사람이 존재할ㄲ- "그게 뭔지 모르니까 묻지." "에?" 크레스는 자기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내곤, 입을 틀어막았다.
"진짜로 모르다니..." " 크...리스...아무튼 그게 뭐냐고!" 크리스마스가 뭔지도 안 알려주고, 그게 뭔지도 모르는 자신이 바보인냥 이야기하는 크레스에게 해리는 버럭 화를 냈다.
"알겠어, 알겠어, 알려줄게." 크레스는 급히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크리스마스는 쉽게 말하자면... 음...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야." 크레스는 뭔가 아주 중요한 사실을 빼먹은 것 같았지만, 당황한 기색을 급히 감추곤, 뻔뻔스럽게 말했다. "그니까, 너가 나한테 선물을 주고 나는 너한테 선물을 주는 날이지."
"풋-!" 멀리서 지켜보던 시엔이 한심하다는 듯이 웃고는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설명을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 크리스마스는 선지자께서 탄생하신 걸 기념하는 날이야. 원래 산타가 선물을 주지만 그건 다 가짜야. 그러니까 우리끼리 선물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하면 돼."
시엔은 잠시 뜸을 드리고는 "근데 이번년에는 럭키 드로우를 할거야. 선물은 이미 다 정해져 있어서 우리가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어."라고 덧붙였다.
"나는 빠질래." 해리가 가만히 듣다가,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그래 마음대로해" 평소라면 난리치며 어떻게 빠질 수 있냐는 크레스가 이번에는 의외로 여유로워 보였다. 해리는 그런 크레스가 이상해보였지만, '나야 뭐, 방해 안 해서 좋지.' 라는 생각이였다.
"뭐하냐고!!!" 천하의 크레스가 가만히 있진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럴 줄은 몰랐다. 크레스는 냅다 방에서 나오는 해리를 잡고는 럭키 드로우를 하는 강당으로 끌고 갔다. 해리는 그에 맞서 최대한 발버둥쳤지만, 그 노력이 우습게도 해리는 그냥 질질 끌려가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질질질 끌려가니 10분만에 강당에 도착했다. 크레스는 해리를 옆자리에 앉히고는, 도망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고 강당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크레스가 나가자마자, 해리는 일어나 기지개를 하곤, 자연스럽게 문을 열었다.
"뭐하냐?" 그 순간 해리의 뒤에서 오싹한 소리가 들렸다.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소리에 해리는 뒤를 돌았다.
"시엔... 한 번만 봐줘 하하핫..." "그렇게는 못 해주지."
해리는 시엔에게도 질질질 끌려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그 사이 온 크레스 때문에 해리는 어쩔 수 없이 럭키 드로우에 참여했다.
"흐아아암-" 해리는 피곤에 절여 하품이 나왔다. 크레스가 벌써 지쳤냐며 놀려댔지만, 대꾸할 힘도 없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럭키 드로우는 끝날 기미가 없었고, 중간중간 조용히 도망치다가 잡혀왔기에 힘이 들었다.
"야! 네 번호야." 스르르 잠에 들 때 즈음 크레스가 해리를 툭툭 쳤다. '엇, 번호가... 486번 내 번호구나.'
해리가 상품을 받으러 가는 동안, 사람들은 수근거리며, 꺄르르 웃기도 하며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왜 웃지...' 해리는 웃는 이유가 궁금하긴 했지만, 빨리 받고 자리로 돌아가고 싶기에 무시하기로 했다.
그때, 럭키 드로우가 한 번 더 추첨되었다. '뭐지? 상품이 두 개인 건가?' "143번! 나와주세요!" 누구지 하며 주위를 돌아보니 시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이 "와아아아-"하며 환호성을 질렀지만, 시엔은 얼음공주답게 무시하고 갔다.
"이번 선물은 시엔님이 해리님께, 해리님이 시엔님께 전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시엔님이 해리님께 전달합니다." 진행자의 말이 끝나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포옥-
시엔은 해리의 품에 포옥 안겼다. "이건... 뭐지?..." 해리는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품 속에 안긴 시엔을 쳐다봤다. 이윽고, 시엔은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건 아마 널 향한 나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지." "....?"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해리는 시엔을 쳐다보며 머뭇거렸다.
"내 마음, 받아주든 말든 상관없어. 나는 되돌려받지 않을거야.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내음은 네 것이었으니." "..." "이게 너에게 선물이면 좋겠어."
'아. 이건 그니까... 고백이라는 거구나...' 해리는 천천히 이 상황을 이해해보고, 판단해갔다.
잠시후 진행자의 말이 들려왔다.
"해리님께서 시엔님께 선물을 전달할 차례입니다."
'아... 내 차례구나.' 해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엔, 메리 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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