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홍연(紅緣) 9화2025-07-22 16: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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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엔 방]

루엔: ...그렇게 떠날 거였으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지. 무책임하게 진심 같은 걸 흘리고선... 나한테, 그걸 어쩌라는 거야...

(한숨일지 웃음일지 모를 소리가 흐름) ...이제는, 정말 나 혼자구나. 시엔.


[해리/크레스]

해리: (배에 타면서) 야.

크레스: 왜?

해리: 마지막 기회야. 되돌아갈 마지막 기회.

크레스: 그 마지막 기회, 넣어 둬. 난 돌아갈 생각 없다~

해리: 그래... 스스로 고생을 하겠다니.

크레스: 그래도 이 편이 마음 편해. 루후안 가문은 솔직히... (너무 빡빡해...)

해리: 크레스.

크레스: 응?

해리: ... 앞으로 우리,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크레스: 글쎄? 그냥 어디든. 무너지지 않으면, 계속 나아가면 되는 거 아냐?


[한편, 오랜만에 셰이]

셰이: 아직도 못 찾은 건가요?

하인: ... 송구합니다.

셰이: 증거는... 확보했나요?

하인: 네. 대감마님을 보좌하던 하인의 증언, 그리고 그 당시 대감마님의 행적이 모두 결백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셰이: 그 사람은요?

하인: 접촉이 끝났습니다. 곧 움직이실 겁니다.

셰이: 실수 없어야 해요. 아버지의 누명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요.

하인: 명심하겠습니다.

셰이: 수고하셨어요. 나가 보세요.

하인: 네, 그럼.


[다시 해리/크레스]

크레스: 일단 나오긴 했는데... 한양(지금의 서울)으로 오면 달라지는 게 있어?

해리: 많은 게 달라지지. 여긴 조선 제일의 의원이 있거든!

크레스: 의워언? 야, 의원이 우릴 먹여 살리냐?!?!? 우린 지금 음식도, 자금도, 매우 부족한 상태... 아이고 머리야... 

해리: 일단 가 봐. 일단 가 보고 판단하자고...

크레스: 너 혹시... 또 그때처럼 의술하려고?

해리: (말없이 웃음)

크레스: 으이그... 못 말려 정말. 야, 난 의술 쪽은 확실히 아니야. 장사라면 모를까... 장사 수완은 나름 있거든.

해리: 그래~ 네가 돈 벌면 되겠네, 뭐.

크레스: 팔아야 돈을 벌지!!
해리: 팔아!!!
크레스: 뭘 파냐고!!!!

해리: 뭐든!!!!!

크레스: (말이 안 통하는군) 알았어. 알았으니까, 내가 어떻게든 돈 벌어 온다.

해리: 그래~ 많이 팔아 와!

크레스: 팔 게 있어야 팔... 에휴 아니다! 어~ 알았어!!


[의원 앞에 도착한 해리]

(줄이 엄청나게 길게 늘어져 있다)

해리: 와... 저 사람들 다 늘어놓으면 백두산 넘기겠네...

파빌라: 뭐야, 너도 어디 아픈 거야?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데...

해리: 아, 아니... 아픈 건 아니고 다른 용건이 있어서 왔는데. 혹시 의원님 좀 뵐 수 있을까?

파빌라: 뭐? 안 아프면 가! 지금 여기 목숨 걸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고 고작 그 잘난 ‘용건’ 때문에 이 시간 뺏으려고 들어? 사람 하나 살리는 게 얼마나 절박한 건데, 사람들이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는 게 얼마나 간절한 일인지 모르면서 네 ‘용건’이 뭐라고 이 시간을 뺏어! 제발 좀 정신 차려! 이건 단순한 일이 아니야,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고!

해리: 아...

파빌라: 너도 의술 배우려고 온 거지?

해리: 그걸... 어떻게? 

파빌라: 의술에 목숨 걸 생각이 아니라면 일찍 포기하시지. 할아버지께서는 절대 아무에게나 의술을 가르쳐 주시지 않거든!

해리: 할아버지...? 그럼 누구에게 가르쳐 주시는데?

파빌라: 천재들!

해리: 천재...

파빌라: 야, 쉽게 되는 게 아니거든. 포기해라. 너 따위가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야.

해리: ...


[그날 밤]

파빌라: 그러니까요! 걔가 그랬는데, 진짜 이상하죠? 근데 아직 있으려나?

해리: (문 앞에 버티고 서 있음) ...

유의태: 파빌라야, 네가 말한 게 얘냐? 의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애가? 

파빌라: 네! 맞아요. 진짜 끈질기네요. 이렇게까지 할 줄은...

해리: ...

유의태: 의술을 배우고 싶다고 하였느냐?

해리: ... 예.

유의태: 너에게 묻겠다. 너는 천재이냐?

해리: ... 저는...

파빌라: ... (천재. 천재라...그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시엔 쪽]

시엔: 날... 도와줄 수 있겠어?

셰이: ... 

시엔: ...

셰이: 물론이지.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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