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크레스 주제로 한 연성글이 많이 없는거같아서...2025-08-06 15: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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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나도 믿었어.
내가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날 진심으로 사랑해줄 거라고.

내가 더 착해지면, 더 조용해지면, 더 대단해지면.
그럼 언젠간,‘이 아이는 내 자랑이야’라는 말 한마디라도 듣지 않을까.


그런데 그건 내 이름을 위한 칭찬이 아니었어. 언제나 누구의 아들이었고, 누구의 자랑이어야 했지.
나는 나로 존재한 적이 없었거든. 잘하면 ‘당연하다’고 했고, 못하면 ‘왜 그 정도밖에 안 되냐’고 했지.

사랑은 늘 조건이 달려 있었고, 웃음은 성과 위에서만 허락됐어. 나는 한 번도 나를 기쁘게 한 적이 없었어.


그래서 숨 막히게 짜인 기준 속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실망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그 집 안에서,

난 끝없이 나를 혹사시켰어. 끝없이 참았어. 조심스럽게, 조용히, 천천히. 웃음은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꾹꾹 눌러 담았지.

나중엔 정말, 나도 헷갈리더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뭘까. 내가 진짜 싫어했던 건, 혹시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는데 낯설더라.
나는 뭘 좋아했더라? 나는 뭘 원했더라?

그때 깨달았어.

이대로 살면, 평생 누군가의 꿈을 대신 사는 거구나.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잃게 되겠구나.

그래서 나는 도망치듯 소스시티로 떠났고,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물었어.


‘크레스, 넌 뭘 원해?’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대답했어.

‘사랑받고 싶어. 있는 그대로, 이유 없이. 꾸미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고 싶어.’


그날 이후로, 나는 나를 아껴.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람들이 ‘넌 참 밝다’고 말할 땐, 그냥 웃어.

모르잖아.
이 웃음이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살려왔는지.

내가 나를 안아주지 않으면, 이 세상 누구도 날 제대로 껴안아줄 수 없단 걸... 나는 너무 일찍 알아버렸거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은 날 ‘푸른 장미의 왕자님’이라고 부르더라.

푸른 장미는 ‘존재할 수 없는 꽃’인데, 나는 그걸 당당히 품고 있어.

처음엔 그 이름이 조금 무서웠어. 또다시 누군가의 기대 속으로 들어가는 건 아닐까. ‘왕자님’이라는 말에 내가 다시 묶이는 건 아닐까.

근데 아니더라.


푸른 장미는
‘존재하지 않아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존재해줘서 기적인 것'이니까.


나는, 그 불가능을 살아가는 중이야.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고,
내가 나를 다그치지 않고,
내가 나를 조건 없이 안아주는 삶.


그건 아주 오래 전, 아무도 나에게 허락해주지 않았던 삶이니까.

내가 나를 아껴야지. 누가 나만큼 나를 아껴주겠어. 


그건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야.
그건 포기가 아니라 맹세야.
그건 울음이 아니라 웃음이야.


오늘도 그렇게 피어나. 부드럽지만 꺾이지 않는,

'푸른 장미'처럼.







여러분 크레스 좀 사랑해주셔요;; 쓰고 보니까 넘불쌍해...

#별몬의 단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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