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마천 팬픽 써봄2023-03-19 02: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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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결말이 너무 별로라 42권부터 한번 내맘대로 써봄. 기존 설정 지킨 것도 있고 추가한 것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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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암흑이 삼장 몸으로 부활하고 이미지 체인지함.



"마, 말도 안돼...!? 지, 진짜 삼장이 암흑상제라고...?"


동자는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깜뻑거렸다. 그의 앞에는 어둠의 신이 삼장의 얼굴로 징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절망하는 그를 비웃듯이.


"그래. 이 느낌. 실로 오랜만이군."


전신을 스쳐지나가는 차가운 바람. 가슴에서 쉴새없이 뛰어대는 심장. 살아있는 피와 육체.

암흑상제는 오랫동안 잊고있던 감각들을 음미하며 팔을 벌렸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아, 암흑상제 님…!"


그의 부활을 보며 황홀함에 젖어있던 질투마녀가 그에게 다가갔다. 당장이라도 넙죽 얻드리려 했으나—


"조용."


—!!!!!


무시무시한 분노가 담긴 한마디가 강력한 아우라가 되어 질투마녀를 짓눌렀다. 도저히 삼장의 목소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그 차가움에 그자리에 있는 모두가 얼어붙었다.


"이 순간만을 억겁의 시간동안 기다려왔다. 내가 모든 것을 되찾은 이 기념비적인 순간에, 네년의 목소리가 섞여서는 그 만족감이 덜해지겠지?"


질투마녀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엎드려숙인 뒤 부들부들 떨 뿐.

암흑은 그제서야 주위로 신경을 돌렸다. 옥황의 손자와 광명의 후예, 그리고 왠 떨거지 같은 인간 한명. 그를 바라보는 시선들에서 신을 향한 공경심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암흑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오늘의 나는 기분이 좋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내게 충성을 맹세한다면 목숨을 거두지는 않겠다!"


격한 박수와 환호를 기대하며 흐믓하게 웃은 암흑은 돌아오는 적개심에 흥이 빠졌다.


"헛소리 그만하고 삼장 몸이나 돌려내!"

"거절한다. 마왕이 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거든."


이에 암흑은 한숨을 내쉬며 그들에게 진심어린 동정을 보냈다.


"쯧쯧. 애석한 것들. 목숨 아까운 줄 모르다니."


지울 말. 죽일 살.


"이만 퇴장하거라. 말살(抹殺)."


순식간에 펼쳐진 단어마법. 하늘나라 최강의 전사인 염라보다도 빠른 마법 시전에 두 사람은 당황하는 것보다 맞서는 것을 택했다.


"엇!?"

"오공!"


어쩔 줄 모르는 동자를 뒤로 내던진 뒤 천세는 먼저 마법을 펼친다.


어려울 난, 칠 공


"맞겨둬!"


아닐 불, 떨어질 락


""어떠한 공격에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난공불락!!""


암흑의 공격을 합동사자성어 마법으로 막아낸다. 그 어떠한 공격조차 막아내는 첩첩히 쌓인 마법장벽의 힘은 설령 대마왕의 전력조차 능히 막아낼 수 있었겠지만—


"크윽!"


밀린다.


어둠의 기운의 거대한 충격파가 점차 장벽을 밀어가며 두 사람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호오. 이거에 버티다니. 제법 하는구나."


두 사람은 후예에 불과했고, 상대는 완전부활한 최강의 신. 힘의 역량부터 경험과 실력까지 전부 레벨이 다르다. 암흑에게 두 사람은 싸워줄 만한 적수였지만, 전력을 다해야할 강적은 아니었다.


'크윽! 삼장! 내가, 삼장을, 구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겨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마치 그때와 비슷했다. 흑심에 의해 완전히 뿔이 자라버렸던 삼장과. 하지만 지금은 삼장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타인이고 그와 천세를 죽이는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힘으로도 이길 수 없는데, 삼장의 몸이라 공격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공과 동자의 입장.


바로 방금 전에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묻고 복수를 다짐한 천세에게는 자신의 손을 피로 더럽힐 각오 쯤은 진작에 되있었다.


"등 뒤로! 등 배!"


—!!!


"용서해라 삼장!"


지옥검술. 어둠 베기.


천왕보검을 내려찍으며 삼장에게 용서를 구했으나 그 칼날은 닿지 못한 채 허공에 가로막혔다.


멈춰라 멈출 정!


"위험했어. 그껏 얻은 육체를 이리 빨리 잃을 수는 없지."


천세는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손가락 까딱할 수 없었고 암흑은 그런 그를 조롱하듯이 얼굴을 가까이했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군. 이기기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지. 그게 옛 친구의 목숨을 끊는 일이라고 해도."

"천세!!"


위기에 빠진 천세를 돕기 위해 총알처럼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손오공. 하지만 오공에게 삼장을 때릴 수 있는 독함은 없었기에 망설임이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암흑은 여유있게 망설임을 섞어가며 상대할 수 있는 만만한 적이 아니었다.


찔러라 찌를 충!


"커헉!"


빠르고 강렬한 일격이 손오공의 명치를 파고들었다. 나동댕이 쳐진 오공을 보자마자 동자가 달려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오공! 야! 괜찮아!?"

"괘, 괜찮아 나는..."


"그러는 너도 내 형과 쏙 빼닮았구나 원숭이. 정작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지. 그러다가 결국... 사태는 악화되고 남겨진 자기는 혼자 바보같이 전전긍긍하고... 끝내는 소중한 것들 전부를 잃었지."


동자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는 오공. 그의 눈에는 아직 투지가 남아있었다. 반면 암흑은 얼굴로는 드러내지 않았으나 내심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걸 맞고 일어나?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단순히 후예 따위가 자신의 공격에 맞고도 멀쩡히 일어서다니. 무의식적으로 힘조절을 한 걸까? 아니면 아직 저 원숭이의 밑천이 남아있는 걸까?

암흑은 어느쪽이든 상관 없다고 생각없다. 어차피 다음 공격으로 깔끔하게 처리할 테니까.


"나는..."

"음?"

"나는 광명 할아버지가 아니야. 바보처럼 혼자 끙끙대지도 않을거고 결정도 내가 할거야!! 소중한 것은 하나도 잃지 않을 거니까!!"

"푸하하하! 재밌는 말을 하는구나. 뭐가 다르다는 것이냐? 그 멍청이를 보아라. 혼자 깨끗한 척, 고결한 척은 다하더니 결국 전부 잃었지. 호위장군, 강철대왕, 불패전사, 인평대군... 결국 누가 남았지? 전부 죽었다."


빠드드드득.


오공이 거칠게 이를 갈았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강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자세를 잡았다.


"너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몸과 천세 중 어느쪽도 고르지 못하고 망설이지. 한 가지 알려주마 애송아. 아무것도 고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지키지 못하는 법이란다!"

"너가 해친 사람들을... 광명 할아버지가 못 지켜서 죽은 것처럼 말하지 마!!!"


또다시 돌격하는 손오공. 원패턴에 질려버린 암흑은 역시 고작 원숭이라고 우습게 보며 마법을 시전했다.


눌러라 누를 압!


"크윽!"


위에서 내려찍는 듯한 강력한 중력의 힘에 손오공은 쓰러질 뻔했으나 쓰러지지 않았다. 오로지 강인한 의지력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또 앞으로.


"원숭이 주제에 감히! 그렇다면—"


핍박할 박!


"두번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확실히 찍어눌러주마!"


강하게 억눌러버리다! 압박!


콰아앙! 쩌저적!


지면이 쪼개질 정도의 힘. 그것도 평범한 바닥이 아니다. 무려 신들의 땅의 지면이다. 신들의 힘에 버티도록 설계된 땅이 이 정도로 갈라질 정도로 힘을 썼는데, 저 원숭이는 아직 서있었다.


"!!!!"


'부,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이렇게나 밀어붙였는데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있을 리가 없다!!'


처음으로 진심으로 당황한 암흑상제를 보며 손오공은 가까스로 웃음을 내보였다.


"나는 말이야... 한 명도 안 잃을 거라고. 삼장도, 천세도! 그러니까!"


풀어라 풀 해!


"압박을 풀었다고 뭐가—"


멈춰라 멈출 지!


"아뿔싸!"


당연하게 오공이 공격하지 못할거라 생각한 암흑은 예상외의 마법에 당황한 나머지, 멈출 지 마법의 포승줄에 묶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 틈을 오공은 놓치지 않았다.


정지되어 있던 것을 풀어라! 해지!


"잘했다 손오공!"


몸이 자유롭게 된 천세는 이번에야말로 암흑을 베어내고자 검을 휘둘렀으나—


"이것들이 감히!"


완전히 격노한 암흑상제는 한자마법도 없이 오공의 포승줄을 끊어냈고, 강렬한 어둠의 힘을 폭발시켰다.


깨져라 깨질 파!


콰과과과광!!


"크헉!"

"으아아악!"


강렬한 힘의 충격으로 밀려나간 두 후예는 쓰러졌지만, 이내 금세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암흑상제는 무엇이 자신을 방해하는지 확실하게 알았다.


"삼장이, 날 방해하고 있는 건가...?"

"뭐?"


그 말을 들은 손오공의 표정에 화색이 돌았으나 천세는 여전히 검을 꿋꿋히 겨눈 상태였다. 설령 그렇다 한들 다를 건 없기 때문이다.


'직접 죽일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쓰면 될 뿐.'


"차라리 방해하지 않았으면 곱게 죽었을 것을."


삼장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눈치챈 천세가 재빠르게 오공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다.


"오공!!!"


마귀가 되어라 마귀 마!!


"끄아아아아아악!!"


천세였기에 눈치챌 수 있었다. 한때 마귀 마 마법의 피폐를 가장 통렬하게 느껴본 그만이 암흑이 이럴 때 무슨 수를 쓸지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질 수 있었다.


"천세태자님!"

"암흑! 이런 비열한!"

"대마왕의 마귀 마 마법과 동급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내 마법은 신의 권능. 즉 절대적인 섭리와 같은 것이다. 한번 마왕이 되면 죽는 것 외에는 다시 돌아올 방법이 없지. 네 아버지처럼 말이다."


하지만 마귀 마 마법의 구체 속에서 일어나는 것은 암흑이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천왕보검이, 빛을 발한다.


"말했지, 마왕도... 한번이면 족하다고."


쩌저적.


스스로의 힘으로, 아니, 스스로의 정신력으로 모든 유혹과 욕망을 떨쳐내고 저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었다.

이 싸움을 조용히 감상하고 있던 질투마녀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 그건, 더 이상 나한테 통하지 않아."

"이 시건방진 놈이..."


차가운 눈매를 내리깔며 두 사람을 응시하는 암흑. 

장난은 끝났다. 암흑은 진심을 다해, 전력으로 두 사람을 없애버리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살려두었다간 화근이 되어 돌아올 것은 뻔한 일이었기에.


검 나와라 검 검!


태초의 전쟁 이후 줄곧 뽑지 않았던 검을 다시 뽑아들며 암흑은 전의를 다졌다.


"덤벼라, 하룻강아지들아. 죽음이 뭔지 가르쳐주마."




반응 좋으면 속편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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